이미 갔다를 무너뜨리는 단 하나의 순간

 









압둘라의 말은

사람을 올려놓는다.

이미 갔다.
이미 끝났다.
이미 그 자리에 있다.

이 문장은
사람을 다른 위치에 세운다.

하지만
이 상태는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.

대부분의 사람은
아주 짧은 순간에
다시 내려온다.

이미 갔다를
무너뜨리는 건
현실이 아니다.

상황도 아니고
결과도 아니다.

단 하나다.

확인하려는 마음.

확인하려는 순간
사람은 다시
현재로 돌아온다.

보려고 하고
증거를 찾고
느낌을 점검한다.

이때
의식은 이렇게 말한다.

아직이네.
아직 아닌 것 같네.
조금 더 지켜봐야겠네.

이 말은
겸손처럼 보이지만
사실은 위치 이동이다.

이미 간 자리에서
다시
오지 않은 자리로 내려오는 것이다.

그래서
가장 위험한 순간은
아무 일도 없는 평온한 시간이다.

문제가 생겼을 때가 아니라
아무 일도 없을 때
사람은 확인한다.

아직도 그대로네.
아직도 현실은 같네.

그 순간
이미 갔던 자리는
조용히 사라진다.

압둘라는
이 지점을 알고 있었다.

그래서
더 말하지 않았다.

설명을 붙이는 순간
사람은
확인할 기준을 만들기 때문이다.

확인 기준이 생기면
의식은
그 기준 아래로 내려온다.

이미 간 사람은
확인하지 않는다.

왜냐하면
확인은
아직 가지 않은 사람이 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.

그래서
유지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.

붙잡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.
지키려 하지 말아야 한다.

그 모든 시도가
이미 갔다를
무너뜨린다.

의식은
붙잡을수록 떨어지고
내버려둘수록 머문다.

그래서
이미 갔다를 유지하는 방법은 없다.

다만
다시 내려오지 않는 선택만 있다.

내려오지 않는다는 건
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.

확인하지 않는다는 뜻이다.

보지 않아도 되고
점검하지 않아도 되고
증명하지 않아도 된다.

이미 간 사람은
살고 있다.

설명하지 않고
확인하지 않고
다시 돌아오지 않으면서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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