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 구조를 끊는 유일한 지점

 










이 구조는
노력으로 끊어지지 않는다.

더 이해하려 해도,
더 참아도,
더 잘하려 해도
같은 자리를 돈다.

왜냐하면
문제는 행동이 아니라
기준이기 때문이다.

놀부형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
이 기준으로 살아왔다.

내 감정은
상대가 감당할 수 있을 때만
존재해도 된다.

그래서 늘 확인한다.

지금 말해도 되는지
지금 느껴도 되는지
지금 이기적이지는 않은지

이 기준이 유지되는 한,
아무리 관계를 바꿔도
역할만 바뀐다.

부모 → 연인
부모 → 상사
부모 → 친구

구조는
그대로다.

이 구조를 끊는 지점은
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
용기가 아니다.

단 하나의 질문에서
시작된다.

이 감정은
누구의 것인가.

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까 봐
삼킨 감정이라면
그건 이미
내 것이 아니다.

관계를 유지하기 위해
삭제한 감정이라면
그 순간부터
나는 또 빠져 있다.

이 기준이 바뀌는 순간,
세상이 즉시
좋아지지는 않는다.

오히려
처음엔 관계가 어색해지고,
몇몇 사람은
멀어진다.

하지만
그건 실패가 아니다.

그건
처음으로
내 감정이
내 자리에
놓인 순간이다.

이 지점 이후부터
사람은
덜 착해지고,
남에게
덜 편리해진다.

대신
가벼워진다.

이 구조를 끊는다는 건
누군가를
밀어내는 게 아니다.

자기 자신을
처음으로
안쪽에 두는 일이다.

그리고
그 기준 하나면
충분하다.





흥부·놀부 관계 시리즈 10/1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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